칠 필터드 vs 넌칠 필터드: 투명함과 풍미 사이의 선택

 대중적인 위스키는 차갑게 마셔도 투명함을 유지하도록 '칠 필터(Chill-Filtered)' 공정을 거칩니다. 반면, 전문가용 고사양 위스키는 풍미를 보존하기 위해 이 과정을 생략한 **'Non-Chill Filtered'**를 지향하죠. 본 글에서는 제디아이가 강조하는 위스키 본연의 기름진 질감과 향을 찾는 법, 그리고 라벨에서 이 마법의 단어를 찾아야 하는 이유를 공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위스키의 깊은 맛을 탐구하는 제디아이입니다.

마트에서 위스키를 고르다 보면 어떤 병은 유독 라벨이 복잡하고 'Non-Chill Filtered'라는 긴 단어가 적힌 것을 보셨을 겁니다. "필터를 안 썼다고? 그럼 지저분한 거 아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위스키 세계에서는 이 문구가 **'풍미의 보증수표'**로 통합니다.

왜 전문가들은 굳이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뿌연 위스키'를 더 높게 치는지 그 이유를 정리해 드릴게요.

## 1. 칠 필터드(Chill-Filtered):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 원리: 위스키를 0℃ 근처로 차갑게 식히면, 위스키 속의 지방산과 단백질 성분이 엉겨 붙어 고체 입자가 됩니다. 이걸 미세한 필터로 걸러내는 방식입니다.

  • 장점: 물을 타거나 얼음을 넣어 차갑게 마셔도 위스키가 탁해지지 않고 맑고 투명합니다. 시각적인 깔끔함을 중시하는 대중적인 브랜드(조니워커, 발렌타인 등)가 주로 선택합니다.

  • 단점: 필터링 과정에서 위스키 특유의 기름진 질감(Mouthfeel)과 복합적인 향 성분도 함께 걸러집니다.

## 2. 넌칠 필터드(Non-Chill Filtered): "맛을 위해 투명함을 포기하다"

  • 원리: 냉각 여과 과정을 생략합니다.

  • 장점: 오크통에서 나온 원액의 지방산과 에스테르(향 성분)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입안에 머금었을 때 훨씬 끈적하고 묵직한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 단점: 온도가 낮아지면 위스키가 뿌옇게 변하는 '스카치 미스트(Scotch Mist)' 현상이 발생합니다.

## 3. 판별 기준: 46도의 법칙

라벨에 'Non-Chill Filtered'라고 적혀 있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 위스키가 46도 미만(보통 40~43도)인데 투명하다면 99% 칠 필터드입니다.

  • 46도 이상인 위스키는 굳이 냉각 여과를 하지 않아도 상온에서 지방산이 잘 녹아있기 때문에, 많은 고품질 위스키들이 46도를 고집하며 넌칠 필터드로 출시됩니다.


## 제디아이의 실전 팁: '스카치 미스트'를 즐기세요

넌칠 필터드 위스키를 잔에 따르고 물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거나 얼음을 넣어보세요. 위스키가 살짝 뿌옇게 변한다면, 그건 상한 것이 아니라 향기 성분이 당신의 코를 향해 폭발할 준비를 마쳤다는 신호입니다. 이 뿌연 안개 속에 위스키의 진정한 정수가 담겨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이 현상을 반기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죠.


## 9편 핵심 요약

  • 칠 필터드는 차갑게 마셔도 투명하지만, 풍미의 일부가 손실된다.

  • 넌칠 필터드는 질감이 묵직하고 향이 풍부하며, 전문가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 라벨에서 46도 이상의 도수Non-Chill Filtered 문구를 확인하면 고사양 위스키를 고를 수 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칠 필터드 위스키는 질이 낮은 위스키인가요? 아닙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명품 블렌디드 위스키들도 대부분 칠 필터드입니다. 대중이 기대하는 '일관된 투명함'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적인 선택일 뿐입니다. 다만, 원액 본연의 거친 매력을 원한다면 넌칠 필터드가 유리합니다.

Q2. 라벨에 'Natural Colour'와 같이 적힌 경우가 많던데 연관이 있나요? 네, 보통 **Natural Colour(색소 미첨가)**와 Non-Chill Filtered는 세트처럼 붙어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위적인 가공을 최소화했다는 증거로, 위스키 덕후들이 가장 신뢰하는 조합입니다.

Q3. 마트에서 살 수 있는 대표적인 넌칠 필터드 위스키는? 아란(Arran), 아벨라워(Aberlour), 브릭라디(Bruichladdich) 등이 라벨에 넌칠 필터드를 명시하며 높은 도수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들입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10편에서는 다시 와인으로 돌아가, 마트에서 가장 속기 쉬운 암호를 해독합니다. **'스위트 와인의 등급: 모스카토부터 귀부 와인까지, 당도의 비밀'**을 통해 "달달한 거 추천해 주세요"라는 말 대신 라벨로 직접 고르는 법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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